퍼널로 매장 운영 활동 효과 측정하기: 퍼널, 보려면 제대로 보자

문제제기: 퍼널은 단순히 차트의 역할만 하는가?

온라인에서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유저행동을 단계별로 분석하는 퍼널(Funnel)차트가 보편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 방법론은 오프라인 채널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다. 오프라인 매장의 퍼널 차트는 고객이 매장에 방문해 구매하기까지의 행동(고객 여정)을 단계별로 분석하는데 이용된다. 각 단계는 다음과 같다.

title 그림 1. 퍼널 차트

퍼널은 단계별 감소에 대한 손실을 정량적으로 파악하기에 수월하며, 어디에 집중해서 서비스를 개선해야 하는지 직관적으로 이해하는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매장의 각종 운영 활동(프로모션, MD 변화 등)에 따른 매출 성과가 어느 단계로 인해 발생한 것인지 그 공헌도를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예를 들어, 매장 관리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떠올릴 수 있다.

세일 캠페인 기간에 방문객이 (전주대비) 2배 올랐다며 보고받고 좋아했던 마케터 A씨. 정작 매출 성과는 기대했던 것보다 부진하다. 세일이 방문객의 증가를 가져왔으나 이를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데에는 효과가 없었던 것일까?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 것인가?  

매장에 방문객이 늘어난 만큼, 그들이 얼마나 오래 체류했고 얼마나 구매했는지를 직관적으로 알 수는 없을까?

title 그림 2. 결과 예시

전주 대비 단순 퍼널 차트 비교만으로는 단계별 지표가 모두 좋아 보일 수 있다(Before). 여기에 몇가지 산술 연산만으로도 각 단계별 효과의 형태가 어떠했는지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답변할 수 있다(After). 더 나아가 의사 결정자가 분석 결과를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 활동에 대한 결과를 금액으로 치환할 수도 있다.

쉽게 풀어보기: t주차 대비 t+1주차 운영 활동 비교

퍼널 단계를 돼지 3형제의 분업 업무로 생각해보자.

귀여운 아기돼지 3형제가 살고 있다. 첫째는 매장 외부에서 고객을 방문시키는 영업담당, 둘째는 매장에 유입된 고객을 최대한 경험시키며 오래 머무르게 하는 체류담당, 셋째는 위 고객들의 구입을 유도해 판매를 촉진시키는 구매담당이다. 엄마 돼지(마케터)는 자신의 매장에서 3형제에게 수익을 내도록 했다. 미션은 최대한 많은 고객이 들어오고, 가능한한 모두 머무르고 구입을 행함으로써 매출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었다.

첫 주에, 신난 아기돼지들은 들어오는 모든 고객을 자신들의 역할에 맞게 완벽하게 처리하겠다고 했다. 첫째 돼지는 2,500명에 영업활동을 하고 매장 안으로 유입시켰다. 그러나 둘째는 먹고 쉬는 시간을 즐기느라 500명을 놓쳤다. 둘째에 밀리지 않는 게으름을 가진 막내 돼지는, 무려 1,400명을 놓쳤다. 엄마돼지는 어이가 없었다. “2,500명이 들어왔다더니 나머지1,900명은 어디갔니?” 엄마돼지는 화가 났지만, 아기돼지들에게 차주에 다시 기회를 주기로 했다.

title 표 1. 물량 비교

엄마돼지는 아기돼지들에게 똑같이 용돈을 쥐어주며, 열심히 해보라고 격려했다. 이번에는 첫째 돼지가 더욱 분발하여 고객을 3,000명이나 영업해왔다. 하지만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둘째는 그만 전 주보다 더 놓쳐 버렸다. 정신을 못 차린 둘째는, 그래도 지난 주보다는 고객이 많이 체류했다며 오히려 생색을 냈다. 셋째 역시 전 주에 비하여 조금은 많이 고객이 구입하도록 했다.

“너네 정말 한결같구나” 엄마돼지는 이렇게 말했지만, 그래도 1주차 보다는 1,000,000원의 이익을 더 남겼으니,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여겼다. 아기돼지들 역시 공로를 세운 것 같아 기뻤다.

해가 지고 아빠돼지(매출 책임자)가 퇴근했다. 그런데, 자초지종을 들은 아빠돼지가 다짜고짜 둘째와 셋째 돼지를 혼내는 것이 아닌가? 억울해 하는 둘째와 셋째 돼지에게, 아빠돼지는 다음과 같이 말을 이어 나갔다. “애들아, 아래 표를 보렴. 분명 둘째와 막내가 전 주에 비해 고객을 많이 체류시키고 구매시킨 것은 사실이야. 그러나 유지율 관점에서 보면 둘째는 전 주보다 유지율이 7%나 떨어졌고, 막내 역시 1%가 떨어졌단다.

title 표 2. 물량-유지율 비교

여전히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모르는 아기돼지들에게, 아빠돼지는 아래와 같은 그림을 그려 설명해 주었다.

title 그림 3. 퍼널의 단계별 변동에 따른 매출 증가분 산출

“첫째가 전 주 대비 추가적으로 영업해온 500명을 너희 둘, 셋째가 전 주 만큼만이라도 유지했으면 - 유지력(73%, 29%)을 따라가면- 약 105.85명이 구입했을거야.

그나마 둘째가 200명을 더 체류시킨 것은 사실 첫째가 영업시킨 고객들이 전 주 만큼은(365명) 머무렀기 때문이란다. 오히려 둘째는 이번주에 165명이 추가로 체류하는데 실패한 것이지. 이는 결과적으로 약 47.85명의 구입 고객을 잃어버리는 손실로 이어졌단다.

셋째 또한 마찬가지로 40명의 구입객을 더 만들었다고 했지만, 이는 105.85(첫째 덕분에 구입으로 이어진 구매객) – 47.85(둘째가 체류활동 실패로 구입객 손실에 기여한 부분) 만 해도 58명이 구입했어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40명의 구입증가분 밖에 없었어. 즉 셋째 역시 (전주대비)추가 구매 유도에 실패하여 18명의 구입 고객의 손실을 가져온거란다.

객단가가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둘째와 셋째가 가져온 손실을 그나마 우리 첫째의 공헌 때문에 1,000,000원의 이익을 남길 수 있었던 거지. 따라서 둘째와 셋째는 전주 보다 더 많은 고객을 유치시켰다고 좋아할 일이 결코 아니란다. 오히려 용돈을 받고 그 전주보다 부족했지. 분발하렴!” 사실 먹고 쉬는것 이외에는 관심이 없는 둘째와 셋째였지만, 아빠돼지의 설명을 듣고 나니 제법 이해를 하는 눈치였다. 이로써 첫째만 칭찬을 듣고, 동생들은 혼이 났던 것이다.

더 나아가기

요약하자면 위 방법론으로 퍼널 단계별 margin을 breakdown해서 운영 전략에 대한 의사결정을 성과(효과) 기반으로 내릴 수 있다. 다만 몇가지 문제가 있는데, 우선 관찰 시점을 언제로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방문객 효과가 시즌효과(유동객 증가)로 인한 차이로 존재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해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또한 고객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어떤 활동은 기존 사용자를 끌어들이는데 효과적일수 있으며 고객 프로필을 고려한 활동 평가도 필요하다.

맺으며: 직관(intuition)은 데이터를 대체할 수 없다

위의 아기돼지 이야기는, 리테일 매장 관리자가 매출 관점에서 성과를 평가할 때 냉철한 식견과 안목을 가져야 함을 시사한다. 단순히 전주 대비 매출이 올랐다고 해서 마냥 기뻐할 일은 아니다. 위의 사례처럼 방문객 증가가 매출 상승을 견인한 경우는 대개 프로모션이나 주말 유동량 증가와 같은 “이벤트”의 덕을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질문을 바꿔보면, 관리자는 다음과 같이 자신을 채찍질 해볼 수 있다.

“만약 우리가 2주차(t+1시점)에 고객에 대한 스태프 응대를 강화하거나 메이크업 시연과 같은 액션을 취했다면 한 명이라도 더 오래 머물러서 구매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다시 말해 어떠한 외부 이벤트로 인하여 더 많은 방문객이 유입되었다면, 그 여세를 몰아 체류로 전환시켰다면, 1,000,000원이 아니라 5,000,000원의 매출 상승분을 기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단순히 ‘직관’에만 의존하여 매장이 유별나게 북적거린다고 방심할 일이 아니다. “더” 잘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잠재력을 측정하고 평가하고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인간의 직관(intuition)을 의존한 영역이 넓다. 직관은 사실을 모를 때 효과적이고,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직관이 소중하다. 하지만 증거가 눈앞에 있다면 외면할 이유가 없다. 오프라인 매장도 디지털화 되면서 증거와 직관의 경계선이 빠르게 이동하여 증거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이러한 간단한 방법들이 유익하게 활용되길 기대해 본다.